트럼프 관세 폭탄, 세계 증시를 흔들다? 미·중·EU 관세 전쟁의 향방은
목차
- 트럼프의 고율 관세 선언
- 실적 시즌을 앞둔 시장의 진단
- 투자자라면 지금 무엇을 주목해야 하나?
트럼프의 고율 관세 선언, 단순한 협상용인가?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이유
2025년 하반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한 번 무역전쟁의 포문을 열면서 글로벌 시장이 출렁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주요 교역국들, 특히 캐나다, 멕시코, 유럽연합(EU), 한국, 일본, 브라질 등에게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선언은 단순한 '협상용 블러핑'일 수도 있지만, 시장은 이번엔 심상치 않다는 분위기입니다.
우선, 캐나다에 대해 35%라는 파격적인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한 발언은 상당히 공격적인 의도처럼 보입니다. 이 조치는 단순히 캐나다 제품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캐나다와 미국은 USMCA 협정을 통해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 조치가 실현될 경우 협정 자체에 대한 신뢰도에 금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시장에서도 이러한 우려가 나타나면서 다우지수, S&P500, 나스닥 등 미국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습니다. 특히 다우지수는 0.63%, S&P500은 0.33%, 나스닥은 0.22% 하락하면서 관세 이슈의 여파가 분명히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이번 조치의 파급력은 단순히 미국 내 기업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글로벌 공급망이 얽혀 있는 현대 경제 구조상, 캐나다와 멕시코는 물론 유럽연합(EU)까지도 연쇄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EU와 미국 간의 갈등은 이전부터 존재해 왔지만, 자동차와 농산물을 중심으로 한 협상에서 지속적인 마찰이 생기고 있었고, 트럼프는 이번에도 이를 타깃으로 삼았습니다. 독일 자동차 업계는 벌써부터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과 일본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두 나라 모두 25%의 관세 대상국으로 지정됐는데, 특히 한국의 경우 멕시코에 진출해 있는 수많은 기업들(삼성전자, LG, 기아 등)이 미-멕시코 관세의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큽니다. 멕시코에 있는 한국계 공장들도 미국 수출을 위한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관세가 현실화되면 제품 단가 상승, 경쟁력 약화, 수익성 저하 등 복합적인 타격이 예상됩니다.
트럼프의 발언이 단순한 협박이나 협상용 수단이라고 평가절하하기에는 이번 시장의 반응이 너무 직접적이고 예민했습니다. 특히 CNN 헤드라인에 멕시코와 EU에 3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보도가 나가면서 미국 소비자들까지 불안해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곧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고, 궁극적으로 미국 내수 시장에도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관세율 자체도 문제입니다. 2025년 현재 미국의 실효 관세율은 15%를 넘어섰으며, 이는 1900년대 초반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이런 고율의 관세가 지속된다면, 단기적으로는 소비자 물가 상승,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무역 질서 재편이라는 커다란 변화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시장은 지금 트럼프의 발언을 단순한 블러핑으로만 보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실행될 가능성이 있는 ‘정책적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고, 그에 따라 대형 기술주로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거나,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에서 회피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 기업은 관세를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는가? 실적 시즌을 앞둔 시장의 진단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폭탄 발언 이후, 가장 큰 고민에 빠진 쪽은 단연 미국 기업들입니다. 관세라는 건 결국 비용입니다. 이 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수익성에 직결되고, 궁극적으로는 주가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문제는 지금 미국 기업들이 이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게 쉽게 전가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아마존 프라임데이입니다. 지난 프라임데이 기간 동안, 소비자들이 가격 비교 사이트 이용 시간에 무려 30% 이상 더 많은 시간을 사용했다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이는 소비자들이 얼마나 가격에 민감해졌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입니다. 결국 소비자가 ‘비싸면 안 사는’ 분위기로 전환됐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즉, 기업들은 제품 가격을 올리기 어렵고, 그렇다고 원자재나 부품 조달 비용이 내려가는 것도 아닌 상황입니다. 특히 반도체, 자동차, 의류, 전자제품 등 미국 소비자들이 자주 접하는 품목들이 대부분 해외 공급망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관세가 실제로 부과될 경우 이들 제품 가격의 인상이 불가피해집니다. 하지만 기업들이 가격을 쉽게 올리지 못하면 마진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이 일시적인 이슈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미국의 주요 경제 지표들은 이미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6월 고용 보고서에서도 민간 고용은 예상보다 낮았고, 소매 판매 역시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여기에 주택 시장과 산업 생산도 부진하면서, 미국 경제는 전반적인 경기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고용 비용 상승 문제까지 겹쳤습니다. 최저임금 인상과 인력 부족에 따른 인건비 상승은 기업들의 운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고, 여기에 고율 관세까지 추가된다면 기업들은 사면초가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실적 시즌에 돌입한 미국 시장에서는 이번 분기 실적뿐만 아니라 향후 가이던스(전망치)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습니다. 수치 자체보다는 관세 전가 능력, 이익률 유지 여부 등이 더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만약 기업들이 이익률 하락을 감수해야 한다면, 증시는 이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며, 특정 업종(특히 내수·유통·제조업 중심)에서는 투자심리가 급속히 악화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미국 기업들의 관세 부담은 더 이상 이론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당장 이번 실적에 반영될 수 있는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 시점에서 실적 발표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관세 이슈에 상대적으로 둔감한 업종(예: 소프트웨어, 디지털 콘텐츠, 빅테크)으로 자산을 분산할 필요가 있습니다.
투자자라면 지금 무엇을 주목해야 하나? 빅테크, 드론, 코인, K콘텐츠까지
관세 전쟁의 긴장감이 증시 전반을 감싸고 있는 지금, 투자자들은 단순히 시장 하락만을 우려할 것이 아니라 자금이 어디로 이동하는지를 보는 안목을 가져야 합니다. 불확실성 속에서도 기회는 있기 마련이고, 지금은 ‘돈이 도망가는 곳’을 쫓는 전략이 유효한 시점입니다.
첫 번째로 주목할 분야는 바로 빅테크입니다. 트럼프의 발언 이후에도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같은 대형 기술주는 오히려 상승했습니다. 특히 엔비디아는 CEO 젠슨 황이 백악관과 중국을 연달아 방문하며 외교적 교두보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데, 이는 단순히 기업 차원의 활동을 넘어 글로벌 AI 패권 경쟁 속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를 잇는 상징적 행보로 해석됩니다. AI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독보적인 기술력과 점유율을 고려할 때, 향후에도 지속적인 수요가 유지될 가능성이 큽니다.
두 번째는 드론 산업입니다. 최근 미국 국방부가 드론 배치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관련주들이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이는 단기 테마를 넘어 ‘국방산업의 미래’라는 관점에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드론은 저비용 고효율의 무기로 각광받고 있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그 전술적 중요성이 확인된 바 있습니다. 팔란티어가 AI 기반 국방 빅데이터 기업으로 부상했던 것처럼, 드론 관련 기업들도 장기적으로 성장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비트코인과 스테이블 코인 등 가상자산입니다. 미국 하원에서는 최근 크립토 관련 3대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들 법안은 탈중앙화 기반 코인에 대한 규제 명확화, CBDC 감시 중단, 스테이블 코인 기준 마련 등을 포함하고 있어, 코인의 제도권 편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은 비트코인을 단순 투기 자산에서 ‘인플레이션 해지 수단’으로 격상시키며, 안정적인 상승세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K콘텐츠와 K뷰티 섹터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트와이스, 블랙핑크의 글로벌 투어, APR(메디큐브)의 중간배당 이슈 등은 한국 콘텐츠 산업의 저력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특히 APR의 경우, 이례적인 수준의 주주 환원 정책을 통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으며, 북미·유럽 시장에서 빠르게 확장 중인 모습입니다. 주가의 탄탄한 상승 흐름과 함께, 브랜드 파워, 글로벌 수요 확대 등의 복합 요인이 맞물리며 중장기 투자처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렇듯 혼란의 장세 속에서도 기회는 늘 존재합니다. 다만 무작정 추종하거나 불안심리에 흔들리기보다는, 글로벌 흐름과 정책 변화, 시장의 자금 흐름을 냉철하게 읽어내는 것이 투자 성공의 핵심입니다.